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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맛집 왕해장대구탕

요즘처럼 기온 변화가 크고 일교차가 심하면 몸이 으슬으슬한게 입맛도 떨어지고 뭔가 개운하고 깔끔한 음식이

먹고싶어진다. 그러다 문듯 떠오른 대구탕 전문점. 필자가 장충동에 살다 보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나가거나 충무로쪽을

나가게 되면 CJ본사건물이 있는 퇴계로 5가 사거리, 일명 CJ사거리를 지나게 되는데 최근 대구탕집에 새로 생긴걸

봤었다. 그래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생각하다 요즘같은날 딱이란 생각에 왕해장대구탕을 방문했다.




퇴계로5가 교차로에 위치한 왕해장 대구탕. 퇴계로 5가 우체국 옆에 있다.

뭔가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다. 충무로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사이의 숨겨진 맛집이랄까.




동대문이나 충무로에 놀러온 관광객이나 데이트 커플들이 CJ푸드월드에 밥먹으러 많이 찾아 오는데,

그런 부분에다가 충무로 주변 지역에 회사원들이 많다는걸 생각하면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위치긴 하다.

전화번호는 02-2277-2267




왕해장 이라는 상호를 쓸 정도로 대구탕은 해장에 좋다.

맑은 대구탕이 은근 칼칼하면서 담백한게 진짜.. 해장에 최고다.




메뉴는 심플하다. 대구탕과 대구볼찜. 그리고 부산밀면.

다들 알다시피 한 메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음식전문점이 맛집일 확률이 높다.

그럴 면에서 첫인상부터가 강렬했던 왕해장대구탕.

그런데 왠 뜬금없이 부산밀면을 팔까 했더니 부산의 유명한 대구탕 맛집 아저씨 대구탕과 레시피가 동일하다고 한다!!


부산하면 필자의 고향.

부산에서도 특히 달맞이길을 올라가는 입구, 미포 오거리 쪽에는 꽤 이름난 대구탕, 대구뽈찜 맛집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아저씨 대구탕은 꽤 유명한 곳. 소문만 들었지 정작 부산에 있으면서도 가까우니 다음에 가야지 하다

못갔던 그 맛을 서울에서, 그것도 집 바로 밑에서 즐길수 있다니!!




당연히 대구뽈짐 중짜 하나와 대구탕 하나를 주문했다.

신메뉴로 대구볼전골도 나왔나 보다.




어느 집이나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면 하나씩 걸려 있는 효능 간판.

대구는 입과 머리가 커서 붙여진 이름인 만큼 머리쪽에 은근 살이 많이 붙어있다.

옛부터 어두육미 라고 했던가, 대구의 머리 즉 뽈살은 일반적인 흰살생선의 식감보다 더 쫀득하고 맛있어서

부산경남지역에선 아구찜과 비슷하게 조리한 대구뽈찜을 먹는다.


대구탕이야 워낙 유명한 해장음식이라... 오히려 서울와서 제대로 된 대구탕 집을 발견하지 못해

한번씩 생각날때마다 아쉬웠는데 충무로에 이런 대구탕 전문점이 생기다니 참 반갑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동안 매장 구경.

아쉽게도 번화가 지역이 아니라 그런지 영업시간은 짧은 편이다.

보통 8시 30분에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보통 9시에 영업을 종료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대신 아침9시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늦은아침 먹기 좋은곳.




새로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내부 인테리어가 상당히 깔끔하고 깨끗하다.

테이블을 붙이면 회식용으로 좋은 단체석이 만들어진다.

충무로 주변에 단체회식할만한 맛집이 많지 않은데 뽈찜에 소주 한잔 먹으면 딱이지 싶다.

혹시.. CJ를.. 노린건가...




특이하게 제주도 소주인 한라산이 보인다.

쳇.. 부산밀면과 레시피를 가져 오면서 대선(시원)이 없다니..




다시 자리에 돌아와 곧 나올 대구뽈찜과 대구탕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잡았다.

테이블에 비치된 대구탕 맛있게 먹는 방법.




와... 매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군침도는 뽈찜과 대구탕.




역시나.. 괜히 대-구 가 아니다. 튼실한 살덩어리들.




그리고 대구탕. 얼마만에 제대로 된 대구탕을 맛보는건지.




부산의 아저씨대구탕이 유명한 또다른 이유 바로 이 멍게젓.

멍게젓 까지 재현해 놓다니. 어떤맛일지 정말 궁금했었는데 잘됐다.




굳이 많은 밑반찬이 필요하지도 않다.

멍게젓과 환상궁합인 김, 그리고 콩나물과 김치.




그리고 고추냉이 살짝 올라간 맛간장 까지. 대구살을 이 간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먹저 국물을 한입 떠오르니 캬~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게 바로 대구탕 맛있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칼칼한 고추향이 올라오는 이맛.

이 맛 덕분에 최고의 해장국이라 불린다.

충무로 맛집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여기에 탱탱한 대구살까지.

흰살 생선은 오래 익히면 살점이 푸석해 지는데 왕해장대구탕의 대구살은 탱탱함이 살아있다.

이렇게 조리 하려면 미리 끓여 놓는게 아니라 조리가 들어갈때 바로 대구살을 넣고 끓여야 된다.

이 미묘한 차이 때문에 대구탕의 평가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리.

어릴적 알탕에서 이리를 맛보고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름을 몰라 성인이 될때까지 다시 먹지 못한 비운의 음식.

성인이 되서 술안주로 알탕을 시켰을때 나온 이리를 봤을때의 그 감격이란 -_-;;

그리고 곤이가 생선 수컷의 정소라는 사실을 알았을때의 그 충격이란...




살도 차올랐고 양념장과 미나리의 절묘한 조화.

아구찜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의외로 대구뽈찜은 잘 모르는것 같다.

정말.. 소주안주로 딱이다.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필자도 뽈찜을 먹으면 소주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멍게젓. 와 이거 물건이다.

선릉에 맛있는 멍게비빔밥 집이 있어 예전에 종종 갔었는데,

그런 향이 이 젓갈이 뭉쳐져 있다. 흰 쌀밥에 멍게젓 조금 올려 김에 싸먹으니 진짜 밥도둑이 따로 없다.




뽈찜은 몸통살과 다르게 쫀득쫀득하고 탱탱하면서 담백한 식감이 일품이다.

보통 뽈찜은 아구찜 처럼 양념이 막 비벼 나오는게 아니라 얹어 나오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간맞추기도 좋다.




그리고 자꾸 손이 가는 멍게젓. 와.. 얘만 따로 팔면 집에 사다놓고 먹을듯 싶다.




대구탕 국물 떠먹으랴, 뽈찜 뜯으랴, 멍게젓 싸먹으랴 정신없다.

그래도 역시 대구탕 전문점 답게 자꾸 국물에 손이 간다.

그리고 이 살점. 간장에 살짝 찍어면으면 그냥 국으로 먹을때완 또 맛이 다르다.




심지어 껍질만 따로 모아 팔 정도로 은근 별미인 대구껍질.

쫀득쫀득하면서 비리지 않아 부담없이 먹기 좋다.




하얀 대구탕과 담백한 대구살점에 어울리는 콩나물 무침과 김치.

밑반찬 간도 훌륭하다. 필자가 부산사람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뒤에 보이듯 이제 맛보기 시작했는데.. 공기밥이.. 증발 해 버렸다.

대구탕과 뽈찜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이렇게 밥과 함께 하면.. 정말 순식간에 사라진다.

여기에 멍게젓까지 지원사격을 퍼부으니 공기밥이 살아 남을수가 없다.




밥한공기 비우고도 계속 손이가는 대구뽈찜.

최근 충무로에서 먹은 밥 중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듯 싶다.

이리는 쫀득쫀득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보통 곤이라고도 부르는데 곤이는 암컷에 있는 알집을 일컫는 말이고,

이렇게 구불구불하게 생긴 생선 내장같은건 수컷의 정소 이리라고 한다.


특히 이리는 신선하면서 오래 삶지 않아야 제맛을 내는데 왕해장대구탕에선 손질을 잘하는것 같았다.




대구탕과 뽈찜만 먹을래도 자꾸 이 멍게젓이 유혹한다.

결국 공기밥 추가.




시원달달한 무. 잘끓인 무국도 시원한데 여기에 대구까지 들어갔으니..

진짜 얼큰하면서 깔금한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런 대구탕 맛집을 모르고 있었다니.




머리에 붙은 뽈쌀 한점. 한점 한점 양도 많이 나온다.

진짜.. 괜히 어두육미가 아니다.



뽈찜에 졸인 무우도 달짝지근 밥도둑.




정말.. 배터지게 잘 먹고 나왔다.

여긴.. 진짜 충무로 맛집이다. 곧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비 온뒤 서늘할때 운동을 간다면..

이곳을 지나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워낙 뽈찜과 대구탕이 많있다 보니 양파와 고추는 손도 안댔다 -_-;;



 



그래선지 입구엔 대기석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마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대라면 충분히 대기줄이 생길 수 있을것도 같다.

서울에서 대구탕을 이렇게 맛있게 먹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서울에서, 그것도 충무로에서 이런 대구탕 맛집을 발견한건 정말 큰 행운인것 같다.

종종 밥먹으러 가야겠다.


충무로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쪽을 나왔는데 매번 먹는 음식이 질리거나, 뭔가 새로운 음식이 당길때

또는 해장이 필요한데 뭔가 깔끔하고 얼큰한 해장국이 당긴다면 충무로 왕해장대구탕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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