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엔 서촌을 다녀 왔으니 이번엔 북촌이다.
지하철을 타고 북촌을 가기위해서는 안국역에 내려 걸어올라가는게 좋은데,
그래선지 안국역 주변에는 골못 사이사이에 맛있는 맛집들이 많이 숨어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날씨도 좋고 북촌을 돌아다니기 좋은 데이트 패션도 장착했으니 맛있는 한끼로 배를 채우기 위해
김치재 라는 김치찌개와 찜이 유명한 곳을 방문했다. 북촌이다 보니 뭔가 한식스러운 음식이 당기기도 했고,
오랜만에 칼칼한 제대로 된 김치찜이 당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북촌을 진입하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지만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김치재를 먼저 찾았다.
2번출구로 올라와 북촉방향으로 쭉 올라가면 된다.
지도상으로 찾아가도 되지만, 골목길이 작기 때문에 순간 스쳐 지나갈 수 있다.
올라가다 보면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북촌 주변에는 박물관, 한복체험관 등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도 많다.
그 중에서 이번에 포스팅 한 내용은 먹거리.
안국역에서 북촌으로 올라가는길 사이 사이 골목길에는 숨겨진 맛의 고수들이 숨어있는 맛집들이 많다.
필자가 방문한 김치재 역시 골목 사이길에 있으면서도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많은 안국역 맛집이다.
그래서 일부러 점심시간을 피해 2시쯤 방문했다. 북촌을 올라가다 태양의상실 건물이 보이면 꺾어 들어가면 나온다.
역시나 북촌맛집 답게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다.
김치찌개 전문점 북촌 김치재.
매장 밖에 입간판 메뉴가 있어 선택이 편리하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치찌개. 대표메뉴로 묵은지 갈비찜, 묵은지 김치찌개, 묵은지 고등어찜, 갈치조림,
묵은지 닭볶음탕, 묵은지 두루치기와 묵은지 생오겹살이 있었다.
결국 북촌 김치재는 묵은지 요리 전문점인 셈이다.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춰가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홀에 테이블이 2개정도, 나머지는 좌식인데 홀에 손님이 꽉 차 있어서 자리가 없으면 걱정했었다.
계절메뉴인 냉모밀도 보인다.
메뉴를 보면 늘 고민되는데 특히 묵은지는 돼지고기나 등갈비를 넣어 묵 끓이면 정말 맛있어진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결국 묵은지고등어찜을 주문했다.
돼지고기나 등갈비가 들어간 김치찜은 집에서도 해먹을수가 있는데 고등어가 들어간 찜은 생선 손질도 번거롭고,
잘 못하면 비린맛이 올라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맛집에서 밥먹을땐 역시 여기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주문하는게 좋은것 같다.
음식이 나오는 중에 매장전경을 찍고 싶었는데 다들 식사중이셔서 옆에 쌓인 라면사리를 찍어 봤다.
김치찌개 맛집을 찾는 비결중 하나인 라면사리 재고수량 파악.
김치찌개는 라면사리를 넣어 먹어도 꿀맛인데, 맛집인 만큼 라면사리가 잘 나가다 보니 보통 몇박스식 쌓아 놓고 장사를 한다.
완벽한 김치찌개 맛집 구별방법은 아니지만 필자의 경험상 나름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어서 왠지 기대가 되는
김치재였다.
밑반찬은 심플하게 김치, 김, 멸치볶음이 나왔다.
김치찌개 집에 가면 밑반찬으로 김치가 왜 또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필자지만...
김치재 김치는 맛있다. 갓 담근 김치인듯 한데 괜히 김치를 메인요리를 하는곳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김치찜에 대한 기대감 상승.
조미김. 김치찌개와 찰떡궁합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다.
짭쪼릅한 멸치볶음. 칼칼한 김치찌개와 김, 멱치볶음만 있어도 밥한공기 뚝딱이다.
조금 기다리니 오늘의 주인공 묵은지 고등어찜이 나왔다.
와.. 비쥬얼과 향이 장난 아니다..
주방에서 푹 익혀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바로 먹으면 된다.
이어서 치즈계란말이. 김치찜의 단짝친구다.
평소 김치찌개집이나 김치찜을 먹을때 추가메뉴로 주문하는 계란말이.
여기에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가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든든한 한끼를 책임져줄 묵은지 고등어찜.
김치찜 답게 김치는 통으로 들어가 있다.
취향에 따라 가위로 잘라 먹거나 찢어 먹으면 되는데 보통은.. 찢어먹어야 제맛이다.
테이블 마다 가위와 집게, 국자가 놓여져 있기 때문에 편한대로 손질해서 먹으면 된다.
옷걸이에는 앞치마가 있기 때문에 김치찜을 먹기 전에 착용하는게 좋다.
그리고 고등어. 꽤 큰 녀석이 들어가 있다.
김치찜의 양념이 쏙 베인 고등어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살이 어찌나 튼실한지.. 구워먹는 것과 또다른 맛이 나는 고등어 찜.
앞접시에 김치찜 몇점과 고등어를 올리고 국자로 국물을 살포시 뿌려주면 먹을 준비 끝.
여기에 쭉 쭉 늘어나는 치즈 계란말이까지.
그냥 먹어도 되지만 이렇게 따뜻한 쌀밥위에 김치 한점, 고등어살 한점 올린 후 국물을 살짝 뿌린뒤,
이렇게 한입 먹으면..... 와... 그냥 꿀맛이다.
진짜 맛있다. 솔직히 어지간한 김치찜 집들은 다들 기본은 한다.
여기서 미묘한 한끗 차이로 맛집이냐 아니냐가 차이 나는데 북촌 김치재의 경우 묵은지찜 중에서도 신맛이 확
올라올 정도로 강해 고등어의 비린맛을 싹 잡아준다. 조화가 훌륭하다.
여기에 푹 익은 김치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이맛이다.
여기에 살짝 매콤한 맛을 잡아주는 치즈 계란말이까지.
최고의 조합이다.
김치찜을 제대로 먹기 위해선 조금 번거로워도 이렇게 통김치를 찢어먹어도 좋다.
가위로 잘랐을때와는 다른 식감을 제공하는 찢김.
여기에 김까지 싸서 먹으면... 입에서 다시 군침이 돈다.
와.. 정말 맛있어서 쉴틈 없이 먹어 버렸다.
특히 고등어가 들어간 김치찜은 여간해선 제대로 맛을 내기가 힘든데 북촌 김치재의 고등어찜은 최고였다.
묵은지의 신맛과 감칠맛이 고등어의 비린맛은 확 잡아주고 고등어의 담백함과 살의 식감을 제대로 살려준다.
한입 먹으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는데, 묵은지 갈비찜을 먹던 뒷테이블에서도 고기가 입안에서 녹는다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어서 조금 재미난 풍경이었다. 필자가 들어올때 있었던 단체 팀 역시 든든하게 잘 먹었다며 나가는 모습이
필자가 맛있게 먹는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아내와 다음번엔 갈치조림을 한번 먹어보자며 다음을 기약하고 식사 끝.
거의 3시가 가까워 져서야 자리가 비기 시작했다.
아쉽지만 북촌 김치재는 일요일엔 휴무고 15:30분~16:30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고 한다.
홀에 나오니 정리중인 분위기.
정말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맛있는 든든한 한끼가 필요하다면 북촌 김치재 강력 추천한다.
진짜 안국역 맛집이란 타이틀이 부족하지 않다.
북촌까지 왔으니 아내와 북촌 데이트도 즐기다 왔다.
날씨가 너무 좋다 보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맛있는 음식도 한 몫 했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매번 뭔가 뿌연 날씨였는데, 요즘 날씨는 정말 화창하다.
데이트 하기도 정말 좋은 날이다.
북촌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런 골목 골목을 돌아 다녀 보는게 좋다.
그래야 새로운 멋진 풍경도 만나고 김치재 같은 맛집도 발견 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올때는 따릉이를 타고.
서울시는 자전거 대여시스템이나 자전거도로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자전거 타고 이동하기도 좋다.
따릉이를 타고 북촌까지 집에서 약 20분 내외 거리라 인사동, 종로 이런곳을 자주 나간다.
이 날은 날씨 덕분에 자전거 타기도 정말 좋았다.
북촌에서도 중간 중간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이동이 편리했다.
맛있는 안국역 맛집에서 묵은지고등어찜도 맛있게 먹고, 북촌 데이트도 즐기고 상쾌한 라이딩까지.
정말 기분좋은 주말을 보냈던거 같다. 혹시 북촌에 데이트를 가거나 주변에 사무실이 있다면
김치찌개나 김치찜이 당기거나 뭔가 입맛 돋우는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면 북촌 김치재를 방문 해보는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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